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마저 계속 하락하면서 부산지역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부산상공회의소가 19개 업종 14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지난해 5월 1천226원에서 올해 6월에는 1천193원으로 1년여새 33원(26.9%)이나 하락했다. 이는 음식료 및 의류(1천258원), 유리(1천275원) 등 기업들이 바라는 적정환율인 평균 1천239원보다 100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들은 수출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환율을 달러당 평균 1천196원으로 보고 있어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업들이 수출을 하더라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동차(1천175원)와 기계(1천154원), 신발(1천186원), 직물(1천173원) 등 4개 업종만이 손익분기점을 웃돌 뿐 가죽(1천232원)과 유리(1천245원) 등 나머지 업종들은 출혈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앞으로 1천150원~1천160원대까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거의 모든 업종이 수출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부산상의는 밝혔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의 애로사항 중 환율하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반기 9%에서 하반기에는 15.6%로 급격히 높아졌다. 기업들은 환율하락이 계속될 경우 출혈수출은 물론 수출중단, 환차손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정부의 환율안정 노력을 바라는 한편 환변동보험 가입, 선물환거래, 달러선물 활용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