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회는 24일 연금납입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압도적 표차로 승인, 중도우파 정부에 승리를 안겨줬다. 상원(찬성 205, 반대 113)과 하원(찬성 393, 반대 152)은 각각 이날 오후와 오전 정부가 제출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연금개혁안은 인구 노령화,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연금제도 붕괴를막기 위한 것으로 완전한 연금수혜 조건이 되는 연금 납입기간을 연장하고 공공부문과 민간 부문의 연금 납입기간을 점진적으로 통일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개혁안에 따르면 완전한 연금혜택을 받기 위한 노동자들의 연금납입기간은 현재의 37.5년에서 오는 2008년에 40년으로, 오는 2020년에 42년으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노동계는 연금개혁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개혁안이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이라며 지난 5월과 6월 개혁안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파업과 시위를 벌였으나 연금개혁 필요성을 공감한 국민 여론에 부딪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우파 정부가 이번 연금개혁안을 입법화할 수있게 됨으로써 우파로서는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주요 사회 개혁에 성공하는 셈이 됐다. 프랑스 우파는 사회당에 정권을 내주거나 좌우 동거정부를 구성하다 지난 95년대통령직과 의회를 함께 장악했으나 연금개혁을 시도하다 거센 국민반발에 부딪혀의회를 다시 사회당에 내준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은 연금개혁 승리의 여세를 몰아붙여 올 가을에 사회보장, 교육, 정 부 부문에까지 개혁을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연금개혁 승리로 여권 안에서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의 입지가 대폭 강화됐으며 우파는 내년으로 예정된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사회당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사회당은 연금개혁 필요성을 잘 알면서도 대중 인기에 영합해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연금 개혁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