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쯔(揚子)강 하류에 남북한 인구와 맞먹는 규모의 '메가시티 경제권'이 태동하고 있다. 상하이를 정점으로 주변 14개 도시를 잇는 '창싼자오(長三角·양쯔강 삼각주)경제권'이 그것이다. 이들 15개 도시의 경제를 통합,그 중심인 상하이를 금융 무역 물류 정보통신(IT) 제조업 등 모든 산업을 고루 갖춘 동북아 경제중심(허브)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창싼자오 경제권은 상하이와 난징(南京) 쑤저우(蘇州) 우시(无錫) 등 8개 장쑤성(江蘇省) 도시,항저우(杭州) 닝보(寧波) 사오싱(紹興) 등 6개 저장성(浙江省) 도시를 포함한다. 면적은 전 국토의 1%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전체의 20%에 육박할 만큼 막강한 경제력을 갖고 있다. 상하이는 금융 무역의 중심지이며 난징은 석유화학과 IT,쑤저우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들 도시는 지금까지 지역적으로 근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 연계성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월 후진타오(胡錦濤)체제가 들어선 이후 창싼자오 지역의 경제통합 작업이 본격화됐다. 주룽린(朱榮林)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상하이 소장은 "상하이를 뉴욕 파리 도쿄 등과 견줄 수 있는 '메가 시티'로 육성하라는 게 현 중앙정부의 뜻"이라며 "기존 15개 도시간 문턱을 제거해 노동 기술 자본 시장 물류 등의 이동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정부 일각에서는 15개 도시의 행정을 통합 관리할 '창싼자오 관리국'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싼자오 경제권 조성의 첫 사업은 인적이동의 자유화다. 기존 도시간 인재이동을 막았던 후커우(戶口·주민증)제도를 개선,상대 도시에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상하이는 닝보와 취업자유화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를 14개 전체 도시로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 등 관련 도시는 또 15개 도시를 자동차로 3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는 '3시간 생활권'조성 사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각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 구축 및 보수작업을 동시에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상하이~닝보간 해상 다리건설을 착공했다. 상하이와 우시를 시작으로 역내 15개 도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컨테이너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관련 도시가 공동 참여하는 컨테이너운송회사 설립 △금융회사의 기업에 대한 지역적 차별 철폐 △경제통계 통합 등이 진행 중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저우민량(周民良) 교수는 "각 도시의 분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창싼자오의 기본"이라며 "세계 엑스포가 열릴 2010년 메가시티 상하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고루 갖춰 동북아 허브 수준을 뛰어 넘어 아시아의 대표적 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