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업체들이 불황으로 판매실적이 나빠지자 제품 가격을 올려 구멍난 실적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회사는 페르노리카코리아로 지난 4일부터 `시바스리갈12' 4종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시바스리갈12' 500㎖ 출고가는 2만1천901원에서 2만2천990원으로, 700㎖는 3만767원에서 3만2천318원으로 각각 올랐다. `시바스리갈12'는 세계적인 브랜드이나 이번 가격인상은 국내에서만 적용된다고이 회사는 밝혔다. 올들어 업계 1위로 올라선 디아지오코리아도 자사 슈퍼프리미엄급(SP급) 위스키`윈저17'의 가격 인상을 거의 확정 단계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확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거의 인상 쪽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가격 인상 폭과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SP급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윈저17'의 출고가는 현재 500㎖ 병당 2만9천480원으로, 하이스코트의 `랜슬럿17'(2만9천700원), 두산[00150]의 `피어스클럽18'(2만9천480원), 롯데칠성[05300]의 `스카치블루17'(2만8천930원) 등과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윈저17' 출고가가 오를 경우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저가 SP급 가격도동반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1-6월) 국내 위스키판매량은 모두 172만8천87상자(500㎖ 18병)로 작년 동기(175만4천103상자)보다 1.5% 감소했으나, 원액 숙성 17년 이상의 SP급은 지난해 20만3천227상자에서 올해 33만9천127상자로 66.9%나 늘어났다. 특히 `윈저17'의 경우 `랜슬럿17' `피어스클럽18' `스카치블루17' 등 비슷한 가격대의 SP급이 많은데도, 올 상반기 19만7천957상자가 팔려 전체 SP급 판매량의 58.4%를 차지했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17'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이 오히려 좋아졌다"면서 "만약 `윈저17' 가격을 올린다면 이 브랜드의 시장지배력이 강해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