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기 침체 상황이 계속돼 내년에도 회복이 어려울 조짐을 보이면 내년의 재정 집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20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8월께 내년 세입 수준과 경제 전망을 토대로 재정 규모와 재정 조달 방안 등을다각도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현 시점에서 적자 재정 여부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고전제하고 "경제 상황이 계속 안좋으면 재정 증액은 불가피하며 세입 수준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채 발행 등의 방법도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경제부가 8월15일께 내년 세입 전망치를 보내오면 8월 말께 하반기와내년 경제 전망을 봐서 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재정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을 늘리지 않으면 어차피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9월께 내년 재정 규모의 증액 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장관은 "내년에는 한국은행 잉여금, 공기업 주식 매각대금 등 세외수입이 줄어 재정 여건이 어렵다"고 말하고 "세입이 10% 가량 늘어도 재정 규모는 5% 정도밖에 늘리 수 없어 재정 규모를 늘리려면 추가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등이 균형 재정을 강조하고 있어 적자 재정을 편성하기는 쉽지 않지만 2∼3년 단위의 중기 재정의 건정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재정을 운영해 나간다는게 정부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2차 추경 편성과 관련, "1차 추경 편성시 3천억원을 증액하면서 2차 추경은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으며 하반기에는 시간적으로 1차 추경 사업을 모두집행하기도 촉박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정부 부처들이 제출한 내년 예산 요구액은 145조8천억원으로올해 예산 111조5천억원보다 30.8%나 늘어난 상황이어서 지금은 불요불급한 예산을깎아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