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채권단은 SK㈜와 SK텔레콤이 출자전환 및 영업관계 유지 약속을 번복할 경우 SK글로벌을 청산시키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K㈜ 등의 협력 없이 법정관리를 진행하면 채권단의 회수율이 20%에 불과해 청산시 회수율 26%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은 또 SK계열사들이 출자전환 등에 동의할 경우 이들의 나머지 채권은 2년 내에 우선적으로 상환해줄 계획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SK글로벌 채권단은 지난 14일 열린 운영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의 'SK글로벌 법정관리 검토자료'를 보고했다. ◆ 채권단 회수율 분석 =보고서는 SK글로벌 처리방안을 △채권단 공동관리 △계열사의 협력을 전제로 한 법정관리 △계열사의 협조가 없는 법정관리 △청산 등 네 가지 경우로 나눠 채권단 회수율을 산출했다. 회수율이 가장 높은 것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계속하는 경우였다. 해외채권단에 대한 캐시바이아웃(CBOㆍ채권할인매입) 가격을 43%로 가정할 때 국내채권단의 회수율은 42.78%에 달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해외채권단이 CBO 가격으로 '1백%+알파'를 요구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채권단은 평가했다. 법정관리시 회수율은 SK㈜가 8천5백억원을 출자전환하고 SK텔레콤이 영업상 협력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41.06%로 집계돼 공동관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SK그룹 계열사들이 협력하지 않는 경우엔 회수율이 20.8%에 불과, 청산시 회수율 25.9%에도 못미쳤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채권회수율"이라며 "SK그룹측 협력이 없을 경우 청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사전정리계획안 뭘 담았나 =채권단이 마련한 사전정리계획안에 따르면 정리담보권(담보채권) 1천5백4억원은 8년간 균등 분할상환한다. 법정관리 개시 후 이자는 연 5.5%를 적용한다. 정리채권(무담보채권) 중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연기금 등)의 채권 5조7천억원은 2조2천8백5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연 5.0%의 이자율을 적용, 8년간 균등 분할상환한다. 보증채권(해외채권) 2조1천7백20억원은 해외법인 청산 배당 후 보증이행 청구가 들어오면 91%를 탕감하고 이자도 전액 면제한다. 상거래채권 1조7천7백97억원은 SK㈜가 8천5백억원(1천5백억원 추가 가능)을 출자전환하면 나머지 채권을 2004년과 2005년에 균등 분할상환한다. 결국 사전정리계획안에서 가장 유리한 채권자는 2년 만에 채권을 회수하는 SK㈜ 등 상거래 채권자이며 회수율 9%에 이자탕감을 감수해야 하는 해외채권자는 최악의 조건을 짊어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