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용 '실탄'으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한도를 4조원 추가 확보하는 등 '환율방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5일 4조원 규모의 외평채 발행한도 확대안이 이날 국회 재경위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기존 발행한도 5조원중 3조2천억원어치를 발행, 시장개입에 썼으며 18일 다시 1조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잔여 한도가 8천억원밖에 안남은 상태였다. ◆ 밀고 밀리는 세 싸움 =정부의 환율방어 의지는 결연하다. 경기활성화를 위해서는 내수와 투자뿐 아니라 수출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4일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확정, 발표한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투기세력 개입 소지가 있을 경우 어느 나라든지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고 있고 이는 용인되고 있다"며 강력한 개입 의사를 표명했다. 이튿날인 15일 외환시장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달러당 1천1백75원선에서 시작한 거래는 오전 10시34분께 달러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1천1백74원60전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즉각 개입에 나서 환율은 3분 만에 1천1백77원10전까지 올라갔다. 이날 시장은 달러당 1천1백75∼1천1백76원 사이에서 요동쳤다. 환율은 지난 4월4일(1천2백58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 힘겨운 정부 =A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 하락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정부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환율방어가 그리 쉽지만은 않아보인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5월 이후 경상수지 흑자 전환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 △금융회사들의 외화차입 증가 등 환율 하락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성희 체이스맨해튼은행 상무는 "지난 5월 말 이후 외국인들의 주식매수 자금이 5조2천억원 이상 들어왔고 14,15일에만 3천5백억원씩 더 들어왔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은 1천1백70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민간연구소들은 연말 환율을 달러당 1천1백50원대로 전망하고 있고 미국계 JP모건은 1천1백원선까지 예상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