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환율이 내려갈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수익성이 악화돼 거시경제 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환율 하락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15일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은 미국 달러화의 약세와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 증가 이외에 투기적인 요인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히고 "환율의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의 거대 자본들이 경제 기본 여건(펀터멘털)에 상관 없이 국내 증시로 몰려 주가 상승으로 차익을 남긴 뒤 환율 하락을 통해 다시 환차익을 얻어가는 등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면서 국내 시장을 농락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하고 중소기업의 경우는 수익성이 떨어져 유동성 위기마저 우려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환율 하락은 달러를 매입하면 되기 때문에 달러를 팔아야 하는 환율상승에 비해 대처하기가 쉽다"고 설명하고 "경제단체와 연구소들은 적정 환율을 1천227∼1천240원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날 1조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입찰을 실시한 데 이어 8천억원밖에 남지 않은 외평채 발행 한도를 보충하기 위해 국회에서 4조원의 추가 발행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과 대만, 홍콩 등도 최근 적극적인 구두 개입과 금리 인하 등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서는 등 전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도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이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환율 하락도 멈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