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제품인 디지털TV의 생산거점이 급속히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은 최근 물류비와 인건비 절감, 관세혜택 등을 찾아 LCD TV와 PDP TV, 프로젝션 TV 등 디지털TV의 조립공장을 해외에 설립하거나 외국의 일반 컬러TV 공장을 잇따라 디지털TV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자업계의 해외 사업장 설립은 주로 전자레인지나, 일반 냉장고, 에어컨, 소형가전 등 보급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삼성전자[05930]의 경우 지난 2001년까지 해외 디지털TV 공장이 전무했으나 일반 TV 사업장이던 멕시코 티후아나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국 톈진(天津)공장이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장은 지난달부터 디지털TV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스페인 공장의 경우 브라운관 TV 라인을 모두 헝가리로 이전시킨 뒤 고가의 LCD TV와 PDP TV만을 생산, 유럽 각지로 수출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PDP TV와 프로젝션 TV에 이어 최근 LCD TV도 생산하고 있다. 텐진공장은 PDP TV와 프로젝션 TV, 인도네시아는 PDP TV를 만들고 있는데 향후디지털TV 생산라인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유럽지역의 디지털TV 방송 본격 실시에 때맞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지의 TV공장에서도 디지털TV를 생산하는 등 전세계 13개 TV 생산법인을 점차 디지털TV 사업장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66570]는 현재 중국 선양(瀋陽)과 멕시코 레이노사, 영국 웨일스, 브라질 마나우스에서 디지털TV를 생산중인데 전체 디지털TV 생산량중 해외 생산 비중이지난해 25%에서 올들어 40%로 확대됐다. LG전자는 컬러TV를 생산하던 선양 공장이 지난 2001년 7월 연간 3만대 규모의 PDP TV 생산에 들어간데 이어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은 작년 11월부터, 영국 웨일스공장은 지난 3월부터 PDP TV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는 또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난징(南京)에 연 24만대 규모의 PDP모듈공장을 오는 10월 완공하는 한편 폴란드 TV 공장을 내년 8월까지 디지털TV 공장으로 전면 개조, 증설해 20만대의 디지털TV를 생산하는 유럽의 생산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현재는 디지털TV를 구미에서만 생산하고 있으나 오는 8월부터 폴란드 TV공장을, 연내에 멕시코 TV 공장을 각각 PDP TV와 프로젝션TV, HDTV 등을 생산하는 디지털TV 공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폴란드와 멕시코 공장의 디지털TV 생산비중을 올해안에 1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디지털TV는 조립뿐 아니라 핵심기술이 집약된 모듈생산에서도 일부 해외이전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LCD는 LG필립스LCD가 지난 5월 중국 난징에서 연 360만대의 LCD모듈 양산을 시작했으며, PDP의 경우 LG전자 난징 공장외에 삼성SDI[06400]가 헝가리 브라운관 공장 부지를 장기적으로 PDP모듈 생산라인으로 전환시킨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TV는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해외에서 조립.생산할 경우인건비 절감이나 관세혜택 등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며 "일반 컬러TV가 급속히 사양화하고 있는 만큼 해외 TV공장은 수년내 대부분 디지털TV 공장으로 바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