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채권단 채무재조정으로 살아날지 회생형 법정관리로 방향을 바꿀지의 마지막 기로에 섰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SK글로벌 채권단은 해외 채권단이 협상 가능한 제안을 들고 오지 않으면 금주 법정관리를 결의한 뒤 다음주 초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시 회수율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SK글로벌의 자금사정에 오히려 여유가 생기는 점 등을 감안하면 괜찮은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채권단 14일 법정관리 결의 예정 채권단은 오는 14일 오후 2시께 운영위원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 사전 동의를 받은 뒤 18일께 채권단 협의회를 개최, 최종 결정를 내리고 다음주 초 바로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추진하는 것은 `사전 조정 법정관리(Prepackaged Banrkuptcy)로 기존정상화 방안의 골격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3개월 이내에 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된다. 국내 채권단의 채무재조정안은 물론 SK㈜, SK텔레콤의 지원 방안도 포함되므로 법원이 `청산'보다는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채권단은 전했다. ◆ 채권단.SK그룹 긍정적 반응 회생형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국내 채권단은 물론 초기 부정적이던 SK그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글로벌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자금사정에 오히려 여유가 생기면서도 영업력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시 해외 채권단에 지급할 금액은 현재 이들이 요구하는 채권액의 70%선은 물론 국내 채권단이 제시한 43%보다도 훨씬 낮은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비협약 채권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법정관리 회사들은 재무상태의 어려움으로 영업에 차질이 빚어져 회생을 못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SK글로벌은 계열사들과 거래관계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SK㈜ 쪽에서도 원유 제공시 받는 매출채권이 상환 영순위인 공익채권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요인이 사라지는 셈인데다 이사회를 설득하기도 쉬워진다. 국내 채권단은 캐시 바이아웃(채권 현금매입) 수단이 사라지고 회수율이 소폭 하락하지만 출자전환 비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 채권단 협상 재개 가능성 남아 해외 채권단 협상이 재개돼 SK글로벌이 법정관리행을 피할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있다. 국내 채권단은 해외 채권단이 금주 내에 협상가능한 40∼50%대의 캐시바이아웃 비율을 들고온다면 다시 협상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해외 채권단이 수정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해외 채권단은 그동안 법정관리행이 엄포용 카드라고만 보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다가 지난주에 홍콩에서 열린 3차 협상에서 국내 채권단이 협상 하루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나오자 당혹해하고 있다고 국내 협상단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또 해외 채권단 내부에서 협상 전략을 잘못 짠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50% 선에서 수정 제안을 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