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창립 50주년인 오는 11월5일을 향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올 창립기념일은 지나간 50년을 되돌아보고 새 50년을 개척하는 'Century CJ'의 시발점이다. 다음달 1일이 CJ의 전신인 제일제당 법인이 설립된 날이지만 CJ는 부산공장에서 설탕이 처음 생산된 11월5일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CJ는 'CJ Great Turning(CJ 위대한 전환)'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6일부터 1백일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1953년 전쟁의 잿더미에서 시작한 제일제당을 오늘날 재계 순위 19위로 키운 기업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CJ의 50주년 맞이와 1백주년 만들기는 이미 시작됐다. 제일제당에서 CJ로 이름을 바꾼 것도 'Century CJ' 프로그램중 하나다. 그룹의 주력사업은 식품ㆍ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ㆍ미디어 등 네가지로 정리했다. 각 부문에서 1등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온리 원(Only One)' 전략도 세웠다. ◆ 기업문화를 바꾼다 CJ는 '생활문화기업'의 이미지에 맞춰 가족적인 문화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이재현 회장(43)을 말단 여직원이 '이재현님'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회장도 말단 여직원을 '○○○님'이라 부른다. 임직원들간의 호칭도 마찬가지다. 사내 전화번호부에는 과장 부장 등의 직급 없이 이름만 적혀 있다. 하급자를 하대하는 풍토를 깨야 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휴머니즘에 입각한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생활문화기업의 틀을 잡을 수 있다는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기업문화가 경쟁력이다"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가 최고의 실적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99년엔 대기업으로는 처음 전 임직원 복장 자율화를 단행했다. 그래서 CJ는 '벤처보다 더 벤처다운 대기업'이란 말을 듣는다. ◆ 4대 핵심사업 육성한다 CJ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종합생활문화기업'을 새로운 목표로 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4가지 핵심사업군을 선정했다. 식품ㆍ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신유통 엔터테인먼트ㆍ미디어가 바로 그것이다. 4대 핵심사업군에서 식품의 비중(40%)이 가장 크다. 모기업인 CJ주식회사의 식품사업부문과 식품 계열사인 CJ푸드시스템 CJ푸드빌 등의 매출을 더하면 2조2천억원(2002년)이나 된다. 외식 및 푸드서비스 계열사로는 CJ푸드시스템 CJ푸드빌 등이 있다. 두 회사 매출은 지난해 각각 47.6%와 34.1% 급증했다. 신유통사업으로 CJ홈쇼핑과 물류업체 CJ GLS, 텔레마케팅업체 CJ텔레닉스가 있다. 삼구쇼핑을 인수해 이름을 바꾼 CJ홈쇼핑은 LG홈쇼핑과 선두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83.5%. 신유통부문 매출 합계는 1조8천억원이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고성장하고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 '해피엔드' 등이 CJ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다. CJ CGV의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49%에 달했다. 생명공학부문은 모기업인 CJ주식회사가 맡고 있다. 아직은 투자단계여서 성과를 기대하기엔 이르다. 현재는 한국에서는 핵산과 MSG를, 원료 산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라이신과 쓰레오닌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조정애ㆍ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