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중 외국인 투자 규모가 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산업자원부는 1∼6월중 외국인 투자(신고 기준)가 작년 같은 기간(47억8천4백만달러)보다 44.4% 줄어든 26억6천1백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이 같은 실적은 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98년 상반기(24억6천1백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산자부는 그러나 건수 기준으로는 상반기중(1천2백15건) 1억달러 미만의 중ㆍ소형 투자 증가에 힘입어 작년 같은 기간(1천1백6건)보다 다소 늘었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외국인 투자가 크게 줄어든 것은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등 투자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불안한 노사관계 및 투자와 관련된 복잡한 정부 규제 등도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작년 상반기 10억3천1백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0억6천만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및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ㆍ전자, 화공 분야에서 일본 부품ㆍ소재 전문 업체의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반면 물류, 금융, 보험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은 37억5천3백만달러에서 15억9천6백만달러로 57.3%나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27억6천4백만달러에서 5억8천2백만달러로 무려 79%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은 아토피나사(프랑스)의 삼성종합화학 합작투자, 넥상스(프랑스)의 극동전선 경영권 인수 등으로 2.4% 증가했다. 한편 한국 기업의 누적 투자액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3백억달러를 넘어선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규모는 올 상반기 2천6백만달러로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