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은 8일 이사회를 열어 제1대주주인 LG그룹이 제안한 5천억원 유상증자안을 논의한다. 이날 이사회에선 지난 3일 이사회에서 AIG컨소시엄으로부터의 외자유치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삼성(지분율 8.3%)과 SK(5.4%)측이 LG의 증자안에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어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측은 정홍식 통신사업 총괄사장을 앞세워 외자유치안이 부결된 만큼 유상증자안이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며 이사들을 설득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지난번 외자유치안이 부결될 때 기권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사외이사 2명이 증자안에 대해 우호적"이라며 이사회 통과를 낙관했다. LG는 그러나 삼성과 SK가 끝내 반대할 경우 이사회를 통과하더라도 주총 승인이라는 또다른 고비를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이들을 설득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자는 액면가 이하의 신주발행이 불가피해 출석주주 3분의2의 특별결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LG측이 확보한 지분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15.89%에 불과해 주총에서 특별결의가 이뤄지기 위해선 추가로 상당한 우호세력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측이 이같은 점을 고려해 삼성-SK를 배제한 채 유상증자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사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LG가 실권주를 모두 인수해 하나로통신을 인수하더라도 30% 미만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LG가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쥐더라도 출자총액제한 등을 고려해 계열사 편입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한 윤창번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에 대한 상임이사 후보추천건도 논의할 계획이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