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항공업체들의 작년 말 현재 부채 규모가 1천2백50억달러(1백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전쟁과 테러위협,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 등이 겹치면서 매출 부진에 빠져 자칫하다가는 미 항공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미 10대 항공업체들이 떠안고 있는 빚이 3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부채 중 16.8%인 2백10억달러(25조2천억원)의 만기가 3년 이내에 몰려 있어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항공사들은 늘어날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 항공업계가 부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직접적 원인은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항공기 이용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져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연방기금금리가 1%로 4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항공업계는 저금리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말 현재 매출액 대비 부채비율이 2백9%에 육박했다. 컨티넨탈항공(1백80%) US에어웨이즈(1백72%) 등도 빚이 매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의 빌 워릭 항공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철강 업계를 제외하고 미국에서 이처럼 부채 비율이 높은 업종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