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로널드 매키넌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비롯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휴버트 나이스 도이체방크 아시아 담당 회장,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게이오대 교수 등이 30일 한국경제신문과 각각 인터뷰를 가졌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시절 한국의 응급 거시경제정책 수립에 직ㆍ간접적으로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 4명의 석학은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일관성에 바탕을 둔 정부 정책과 시장기능 제고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달러 약세가 6월 하순 주춤해졌지만 하반기에 다시 약세가 재현돼 유로당 1.2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글로벌리서치센터 소장)는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달러 강세현상이 나타났지만 유로화는 세계 2대 통화로서 영향력이 커져 강세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1990년대 일본 대장성 재무관으로서 재임하면서 국제 외환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 '미스터 엔'으로 불렸다. 그는 유로화 강세 배경에 대해 각국에서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유로존 경제파워가 커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달러를 줄이고 유로화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엔화 동향에 대해 "일본은 경제회복을 위해서라도 엔고를 용인하기 어려운 만큼 시장 개입을 해서라도 달러당 1백15엔대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1백15∼1백25엔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의 평가절상 관련 발언은 사석에서 개인적인 희망을 말한 것이지 미국정부의 공식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경제가 고성장을 하고 있지만 빈부 격차 심화,국영기업 및 금융기관 부실 등 문제점도 많아 위안화 평가절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묻자 사카키바라 교수는 "기업들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활발한 기술 개발에 힘입어 외환위기를 극복했는데 지금은 개혁이 늦춰지는 것 같다"며 "한국의 성장원동력인 다이너미즘(역동성)이 약해지고 노사관계도 불안해 경제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 약력 > . 도쿄대 경제학과, 미시간대 박사 . 일본 대장성 차관 . 하버드대ㆍ사이타마대 교수 . 현 게이오대 교수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