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해외로. 배낭을 메고 문화탐방을 떠나던 대학생들이 이번엔 노트북 컴퓨터를 챙겨들고 '창업 아이템'을 찾아 나선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허진(석사과정 1년차) 박연규(학부 4학년) 허진승(3학년) 이효성(3학년)씨 등 4명은 이번 여름방학 중 10일간 일정으로 미국에 간다. 이들이 찾아가는 곳은 워싱턴 근교에 있는 유전자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인포맥스. 연세대 창업동아리 제네소프트(Genesoft) 멤버인 이들은 DNA 칩에 관한 자료를 모은다. 특히 자신들이 개발해 놓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결과가 실제 실험데이터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한다. 연세대팀은 메릴랜드에 있는 제네로직,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누벨로, 샌터클라라에 있는 어피메트릭스 등 유전자관련회사를 차례로 방문한다. 이들은 앞으로 생물학분야에서 효율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는게 꿈이다. 외국어대 창업동아리 'PNP로봇' 멤버인 양성준 김한준 함종규 권한준씨 등 4명도 미국으로 향한다. 이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은 NASA 산하에 있는 제트연구소.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는 NASA에서 현재 진행 중인 로봇 관련 프로젝트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또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의 로보틱스 권위자인 웨이민 센 교수의 강의도 듣는다. 이 팀은 이번 리서치에서 얻는 데이터를 활용, 앞으로 세계최고의 로봇 개발업체를 만드는게 포부다.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이렇게 선진국에서 창업 아이템을 조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이들 창업동아리 해외연수를 지원한 데 따른 것.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중 '대학생 해외창업연수단'을 선발, 선진국의 첨단기업 연구소 대학 등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중기청과 한국경제는 이들에게 왕복항공료 및 체재비 전액을 지원한다. 연수지역은 미국 유럽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이다. 1차 선발에서는 연세대 외국어대 제주대 성균관대 등 4개 대학 창업동아리 멤버 16명이 뽑혔다. 이번에 뽑힌 제주대팀의 유지철 박근애 배성기 나실인씨 등 4명은 캐나다의 밴쿠버 토론토 오타와를 찾아간다. 이들이 캐나다를 선택한 까닭은 이 나라가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에서 가장 선진국이기 때문. 제주대팀은 이미 '제주아이'라는 회사도 설립해 놓고 있다. 이들은 '노페이퍼맵인제주(No Paper Map in Jeju)'라는 아이템을 사업화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다. 특히 종이지도 없이도 제주도 어디에서든 휴대폰 등을 활용, 관광지등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예정. 캐나다의 GIS 전문연구기관들을 찾아가 이에 대한 정보를 캐낼 계획이다. 성균관대의 벤처창업연구회의 김재식 강토 신영범 박준현씨 등 4명은 사운드 분야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 팀은 미국에 있는 세계적인 음향업체인 UEMEDIA를 방문한다. 이곳에서 이들은 퍼스널컴퓨터나 오디오로 음악을 들을 때 전화 등 벨소리가 울리면 음향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시스템을 사업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또 MP3 서비스업체를 찾아가 디지털 음원 관련 기술을 파악하고 음원을 추출, 사업화할 수 있는 길도 창출해낸다. 중기청과 한국경제신문은 하반기에도 총 11개 팀을 해외로 내보낸다. 이번엔 지도교사 1명을 포함할 경우 고등학생도 참여할 수 있다. 1차 선발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등으로 갈 수 있다. 신청기간은 이달 22일까지다. 신청방법은 중소기업청 창업넷(www.changupnet.go.kr)에서 신청서 양식을 내려받아 제출하면 된다. 세부서류는 △창업동아리소개서 △창업아이템 개발계획 △방문기관 내역 △지도교수 추천서 △주요 일정표 등이다. 1차심사는 7월 말에 발표한다. 2차 심사에선 간단한 언어테스트도 실시한다. 자세한 내용은 중기청 창업지원과(042-481-4411)로 문의하면 된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