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1일 "정부가 기업인들을 더 격려해 줘야 기업들도 투자를 많이 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기업정책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LG칼텍스 주총에 참가한 뒤 이날 런던발 서울행KE 908편으로 귀국하면서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인들은 잘 한다고 격려하면 신바람이 나서 투자를 많이 할 텐데 요즘은 그런게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핵심인재 유치에 관해 "한 두 사람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보다는 훌륭한 CEO(최고경영자)를 육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즘의 최고 관심사는 연구개발(R&D)과 핵심인재 양성"이라면서 "훌륭한 CEO감을 육성하기 위해 내부에서 뿐 아니라 구석구석을 다니며 인재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세계 오지를 많이 방문하겠다"며 적극적인 해외활동을 예고했다. 최근 정부와 재계가 함께 내세우고 있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과 관련, "2만달러 소득을 달성하려면 무엇보다도 노사관계가 안정되고 외국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노조가 깃발을 흔들면 기업들이 투자를할 수가 없다"며 노사안정이 국민소득 향상의 관건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6대 재벌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대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조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다만 정부와 기업이 서로 기준이 다를 수 있다"며 무리한 법적용을 경계했다. 그는 LG그룹의 장래에 대해 "1년후면 구씨-허씨 분할 경영체제로 갈 것"이라면서 "LG칼텍스정유는 허씨가 경영하고 건설.유통도 허씨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계속 구-허 씨간 협력체제를 유지할 것이며 사업의 10% 정도는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키워서 상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앞으로 지주회사에 새로 추가되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현재의 체계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선거 때 본 것만으로는 걱정했는데 미국에 가서 한 것을 보니까 잘 하더라"며 "소탈하고 머리회전이 빠르며 잘 하고 있고 많이 변했다"고 평가했다. 구 회장은 7월 노대통령의 중국방문 때 정부가 요청하면 수행하겠다면서 "중국에 가면 LG, 삼성으로 도배가 될 정도로 우리 기업이 잘 하고 있다. 대통령이 현장을 보고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중국의 생산성은 우리의 85% 수준이지만 임금은 8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중간의 경영여건을 비교한 뒤 "우리도 저가품은 중국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