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초 금융결제원이 솔루션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개방형 K캐시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사업" 입찰사업자 공고를 냈을 때만 해도 한낱 경비회사인 에스원이 이를 수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같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SDS를 비롯한 강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에스원이 이 사업을 따내자 관련업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K캐시 사업은 은행권의 현금카드를 한국형 전자화폐인 스마트카드로 바꾸려는 은행권의 초대형 프로젝트. 저가수주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에스원으로서는 전문 정보기술(IT)업체를 능가하는 실력을 과시하는 한편 스마트카드 사업에서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선점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에스원은 베트남에서 현지 관광청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선불형 스마트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관광객들이 필요한 금액을 충전해 환전의 번거로움 없이 사용토록 하는 사업으로 현재 카드리더기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에스원은 다른 동남아국가들에도 이 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스원은 2001년 이우희 사장 취임 이후 스마트카드 사업과 레이저 도청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통신보안사업,이동통신기술로 정밀위치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케이션사업 등에 착수해 '디지털 기업'으로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에스원은 이같은 디지털 신사업의 비중을 지난해 6.7%에서 오는 2007년 14%,2012년 26.9%로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신사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2백90억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 1천4백50억원,2012년 5천7백억원으로 불린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21세기는 금융과 방범 IT업종간 장벽이 사라지는 네트워크 시대"라며 "출입카드가 모든 시스템의 기본이 되는 만큼 에스원이 관리시스템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에스원이 출입관리용 스마트카드를 무기로 전체 관리시스템을 파고드는 대표적인 사례가 대학과 병원이다. 이미 아주대 고려대 등 30개 대학에 스마트카드로 학생증을 발급했으며 출입관리 외에 식당이용 출결체크 등이 가능한 종합관리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디지털 유니버시티로의 전환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삼성병원에도 병원관리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과 제휴를 맺고 전국 44개 산업단지내 입주기업들에 출입관리와 방범은 물론 식당과 주차장 관리 및 신용카드와 PC보안, 그리고 인터넷 공인인증 등이 가능한 스마트카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