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경위의 17일 전체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를 상대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금리 추가 인하여부를 집중 질의했으나 의원들간 의견은 엇갈렸다.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올 1.4분기 성장률이 3.7% 이지만 2.4분기에는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그런 만큼 중앙은행은 일단 금리를 추가로 소폭 인하한 뒤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인상할 수 있도록 선제적정책을 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봉균(康奉均) 의원은 "지난달 13일 한은이 콜금리를 낮춘 이후 은행예금은 늘지만 가계대출이나 중소기업 자금난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금리를추가로 인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반면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 의원은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이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고 부동산 투기심리만 높이는 등 경제의 부작용만 심화시켰다"며 "금리인상을 통해 과잉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고 반론을 펼쳤다. 같은 당 김정부(金政夫) 의원은 "최근 부동자금이 국고채시장으로 몰리며 한때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연 3.99%로 콜금리(4%)보다 낮게 형성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발생했다"며 "여기에 최근 콜금리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금리 추가인하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박승 총재는 답변에서 "2.4분기가 경기의 바닥으로 성장률이 1.4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4%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어 지난 5월 콜금리를 인하했고 정부는 4조원의 추경을 편성했다"고 말하고 "(금리 2차 인하는) 아직은 그럴단계는 아니라고 지난번 금통위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인하와 부동산 과열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호경기와 같이 온다"며 "그러나 부동산 투기가 불경기와 같이 온 현재 상황에서는 유동성을 줄여 부동산 투기를 막는 것은 부동산 투기를 잡기보다는 오히려경기를 죽이는 역효과가 온다"고 답했다. 박 총재의 `다변(多辯)'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박 총재는 금리 등 한은의 정책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총재의 소신인지청와대의 소신인지 밝히라"고 말하고 "특히 5월까지도 향후 경기에 대해 어두운 전망으로 일관하다가 6월들어 갑자기 경기회복을 자신한 이유는 뭐냐"고 따졌다.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박승(朴昇) 총재가 말씀이 너무 많고 그것도 판판이 틀렸다"며 "지난 2월 경제위기라고 경고했을 때 극구 부인하더니 오늘 이렇게 어려운상황까지 오지 않았느냐. 한은 정책이 잘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박 총재는 "잘못한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경제는 2.4분기가 바닥이라고 보고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흥은행 전산망 마비시의 대책에 대한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의질의에는 "그 경우 지급결제시스템이 마비될 것이므로 즉시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관장하도록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강영두기자 choinal@yonhapnews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