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융기관들이 17일 채권단협의회를 앞두고 SK글로벌 채무 조정을 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한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관심을 끌고 있는 국내 채권단의 캐시 바이아웃(채권 현금매입) 규모는 2조원선이 될 전망이다. 16일 채권단에 따르면 SK글로벌 국내 채권금융기관은 전체 채권 6조1천억원 가운데 캐시 바이아웃을 약 2조원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나머지 부채 4조원 가운데 1조7천억∼1조8천억원만 출자하면 되기 때문에 출자전환 비율은 40%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 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상당수 은행들은 채권액의 30∼50% 범위에서 캐시바이아웃을 신청하고 외국계 은행과 보험, 투신들도 대부분 채권을 털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채권 금융기관들은 그러나 채권단 협의회 하루 전인 이날까지 캐시 바이아웃 선택 여부와 규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전액 출자전환을 하고 캐시 바이아웃을 하지 않을 경우 SK글로벌이 약속한 수익을 창출한다면 회수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추가 출자전환 등으로 다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캐시 바이아웃을 하면 일단 채권의 30%만 회수하고 70%는 떼이므로 당장 실적에 부담은 되지만 손비처리로 법인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SK글로벌의 미래 수익 창출이 가능한지와, 그렇다 하더라도 출자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나은지 캐시 바이아웃에 따른 법인세 혜택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출자전환과 캐시 바이아웃을 섞어서 한다 해도 비율을 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다른 채권기관들이 캐시 바이아웃을 얼마나 선택하느냐에 따라 출자전환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 금융기관들은 이날 오후나 늦으면 내일 오전까지 각 기관별로 이사회를 열어 출자전환과 캐시 바이아웃 비율 등 SK글로벌에 대한 채무조정 방식을 최종 결정한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