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증시 폭락, 경기침체, 테러 공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엔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등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 경제 분석가들은 2001년과 2002년에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지만 올해는감세안, 달러약세, 금리인하 등 긍정적 변수 덕분에 이런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이높다는 입장이다. 뱅크 원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언 스웡크는 " 경제가 회복하기를 기다려왔지만그때마다 무슨 일이 생겨 뒤틀렸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희망적인 조짐이 줄지어있다"고 말했다. 우선 지난 2년간 200만명의 인력을 감축해온 제조업체들의 경우 달러화 약세로인한 대외 경쟁력 제고 덕분에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제조업협회의 제리 네시노우스키 회장은 제조업체들의 주문이 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에 따라제조업체의 고용 감소가 곧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요 측면의 긍정적 효과로는 최근 의회를 통과한 3천300억달러 규모의 감세계획도 꼽을 수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와이스는감세안이 내년 성장률을 1.5%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져 지난 9개월간 미국 경제가 평균 2% 미만의 성장률을보인 반면 오는 7-9월엔 3.5%, 10-12월엔 5%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게 와이스의전망이다. 그는 2004년 성장률도 4-4.5%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럴 경우 9년래 최고 수준을 보인 실업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 전망이 2004년 재선을 노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현직 정치인들을 위해 그렇게 빨리 실현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업률은 올 여름 6.4%까지 치솟았다가 경제가 개선되면서 하강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뱅크 원의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부시대통령이 재선 고지를 확보하려면 실업률을 5%선에 근접시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분석가들은 2001년 3월 시작된 최근의 경기 침체가 그해 12월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분기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지지부진하는 바람에 경제 회복은무산됐으며 작년에도 기업 회계부정 여파로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전쟁 우려에 따라유가가 치솟아 경제 회복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감세안, 달러화 약세 덕택에 이런 부정적 요인 대부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1년이래 최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일본판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위해 금리를 더 내릴 생각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분석가들은 올해에도 성장 전망을 잠재울 우려가 있는 악재로 중동, 북한 문제등 정치적 위기를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손성원 웰스 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주시해야할 것은 에너지 가격,소비자 및 기업 신뢰도"라면서 "이번에는 올바른 전망을 했다고 기대해보자"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jch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