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지분처리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는 듯 했으나 최 회장의 개인보증을 받아둔 일부 은행들이 동의를 거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SK글로벌 정상화 지원을 위해 출자전환 비율을 정하는 작업이 계속 늦어져 공동관리 시한(18일)까지 지원안 확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채권단에 따르면 조흥.외환.국민.우리.한미은행 등 최 회장의 개인보증을 받아둔 은행들은 우선 출자전환 방안을 확정하고 추후 최 회장 지분처리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은행은 표면적으로는 최 회장 지분처리에 따른 법률적 검토에 시일이 걸린다는 등의 이유를 내걸고 있으나 실제로는 담보권 소유에 따른 확실한 보상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개인보증을 선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이 동일한 손실분담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출자전환 비율을 낮추는 등의 혜택을 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당장 논의하기가 어렵다면 공동관리 시한을 넘겨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오후 이들 은행들을 상대로 아무 보상없이 현물출자 또는 채권단 공동담보로 내놓는 방안을 설명하고 동의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대해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최 회장 지분 일부를 현물출자하는 방안을 선결하지 않고는 출자전환안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 지분의 현물출자분을 반영해야 최종적인 손실분담 규모와 그에 따른 출자전환 비율이 나올 것 아니냐"면서 "하나은행을 포함한 6개은행이 최 회장이 지분처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출자전환 논의가 무의미하며 추후 논의하자는 것 역시 결국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을 포함한 이들 은행의 담보권 취득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담보취득 행위인 만큼 담보권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소송 등 가능한 법적수단을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전체 채권자 회의를 열어 출자전환과 바이아웃 비율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처럼 최 회장 지분처리 문제가 난항을 겪으면서 회의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 기자 rhd@yonhapnews mercie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