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해 한국 정부의 조선업체에 대한 "부당한" 보조금 지급을 불법으로 판정할 것을 요구했다. 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조선업계에 대한 보조금 지불 재개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현대중공업[09540] 등 조선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막는 데실패함에 따라 WTO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미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해 진정한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지난 해 10월 이래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아 이 문제를 WTO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U 회원국 정부들은 지난 해 아케르 마리타임 ASA, 크바에네르 ASA 등 유럽 조선업체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재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한국에 대해 압력을 가했으나 한국 조선업체들은 신규 주문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실 보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 EU는 한국수출입은행에 의한 자금 지원과 세계 2위 규모의 대우조선해양[42660]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문제를 삼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한국 조선업계가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지난 1999-2002년 사이에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을 28%에서 36%로 끌어올린 반면 EU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기간에 20%에서 8%로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뤼셀 블룸버그=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