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이 지난 98년 중앙일보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10만원씩에 사들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를 비롯, 이건희 삼성회장의 자녀들이 96년에 사모 전환사채(CB)를 통해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7천700원에 인수한데서 야기된 변칙상속 논란을 판정하는데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중앙일보사가 지난 98년 에버랜드 주식 34만1천123주(17.06%)를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에 주당 10만원에 매각한 사실이 관련 회사의 감사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도 "당시 중앙일보사가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10만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96년 에버랜드는 이 회사 주식을 주당 7천700원에 전환할 수 있는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나 당시 대주주인 중앙일보 등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상무 등 이 회장 자녀들이 96억6천만원어치를 매입했으며 이후 전환권을 행사, 에버랜드 지분 64%(125만4천777주)를 확보했다. 참여연대 등은 삼성이 기업 대물림을 위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적정가격을 훨씬 밑도는 헐값에 발행한 뒤 이 회장 자녀들이 인수토록 했다고 주장해 왔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96년 당시 전환사채의 발행가격은 아무런 제한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면서 "96년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 에버랜드는 적자였고 당시까지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어 주주들에게는 에버랜드 주식이 일종의 무수익 자산이었기 때문에 이런 사정들을 감안해 7천700원에 발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98년부터 세법이 변경돼 특수관계인에게 비상장주식을 팔 때 세법에 따라 기업가치를 산정토록 했었고 98년 에버랜드가 흑자를 내는 등 이 규정에 따른 가치평가 결과 에버랜드 주식이 주당 10만원 수준으로 산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에버랜드는 이 상무 등이 대주주가 된 뒤 97년과 98년 두 차례에 걸쳐 삼성생명 주식 378만주를 매입 하는 등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호텔신라 등의 대주주인 삼성생명 지분 19.3%를 확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