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충남 천안의 기존 LCD공장과 온양의 반도체조립공장에 이어 아산시 탕정면에 대규모 LCD단지를 건설,충남을 '디스플레이 집적단지'로 육성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전국의 8개 사업장을 특화해 △수도권은 반도체와 연구개발단지 △충청권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사업의 크리스털벨트 △구미공장 중심의 차세대 고부가 정보통신단지 △광주권은 디지털컨버전스 생활가전의 대중국 성장단지 등 4개 권역으로 균형 있게 키운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삼성이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정책을 측면 지원하면서 경기도 화성 반도체공장 신ㆍ증설 허용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수도권인 화성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구역상 비수도권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정부에 수도권 규제완화의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게다가 LG필립스LCD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급성장하는 LCD 부문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삼성으로선 일석이조의 투자인 셈이다. 삼성은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수도권 지역은 산업입지 관련규제를 대폭 완화해 글로벌 클러스터(집적단지)로 육성하고 지방은 산업거점 도시별로 전략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며 화성 반도체 공장 증설허용을 따내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LCD 1위 전략 시동 삼성전자는 2010년까지 20조원을 아산공장에 투입한다. 7세대 1개 라인당 4조원씩 4개 라인이 들어서고 발전과 용수설비 등을 설치하는 비용도 감안한 금액이다. 이번 투자는 내후년을 겨냥한 것으로 내년 상반기내 건물공사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설비를 들여 2005년 초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일정을 갖고 있다. 라인이 가동되는 2005년께는 40인치급 TV가 주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7세대 라인을 선택했다. 6세대에 비해 7세대라인은 생산성이 두배나 높다는 게 삼성의 주장이다. 6세대를 건너뛰고 7세대에 도전함으로써 확실한 1위로 복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과감한 투자로 LCD시장 점유율을 현재 17%에서 25%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생존을 건 투자 경쟁 국내 업체들의 잇따른 투자계획 발표는 이제서야 5세대 라인에 투자를 하고 있는 대만업체들을 견제하는 게 1차적인 목적이다. 대만업체들은 범용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잠식하면서 지난해 세계 시장의 35%의 차지했다. 37%의 한국에 바짝 따라붙었다. 대만의 경우 대표적 LCD메이커인 AU옵트로닉스가 5세대 라인의 가동을 이제 시작하는 등 5세대 투자에서 한국업체들에 1년 이상 뒤져있다. 그러나 대만의 AU옵트로닉스와 CPT는 2006년에 6세대라인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치메이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일본업체도 대부분 대형 투자를 포기한 상태다. 다만 샤프는 경계 대상이다. 이 회사는 국내 업체보다 앞서 2004년 초 6세대라인(1천5백x1천8백mm)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세계 처음으로 5세대 양산라인을 가동하면서 지난해 4·4분기부터 1위 자리를 거머쥔 LG필립스LCD와의 자존심 경쟁이라는 의미도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