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신경영 2기를 이끌 핵심 수뇌부를 보강,새 출발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 삼성은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구조조정위원회에 실력파 50대 CEO인 이윤우 삼성전자 사장,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이상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등 3명을 보강했다. 이로써 구조조정위원회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배종열 삼성물산 사장,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등 기존 멤버를 포함,7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구조조정위원회에 들어온 3명은 전자 금융 서비스 등 삼성 내 핵심사업 분야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최고 전문가. 이들은 그룹 내 사업전략과 구조조정 방향,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 3인방의 공통점은 풍부한 현장경험과 함께 기술의 발전과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전문가라는 점. 51세로 가장 젊은 황 사장은 90년대 초 비서실 국제금융팀장을 맡아 외자조달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한 국제금융통이다. 세련된 업무 감각과 외국어 실력도 그룹 내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윤우 사장은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1라인 공장 건설을 담당한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 삼성전자를 그룹 내 캐시카우(cash cow)로 키워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상대 사장도 삼성물산의 '래미안(來美安)'을 국내 최고 아파트 브랜드로 키워낸 주인공으로 그룹 내에서 건설을 가장 잘 아는 CEO로 통한다. 구조조정위원회는 2주에 한 차례씩 윤 부회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신규 사업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해 긴밀하게 의견을 조율하게 된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피력하면서 실패없는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CEO 못지않게 창의력을 갖춘 젊은 세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풍부한 감성과 창의력을 갖춘 여성 인력과 세계 각지의 언어와 문화를 체득하고 있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등이 삼성이 강조하는 인재의 키워드다. 현재 삼성이 내부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S급' 인재들만 1천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인사팀 관계자는 "이들이 삼성의 외형과 내실을 비약적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예비 CEO군을 형성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무리없는 세대교체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신경영 2기에는 '젊어진' 구조조정위원회가 전체적인 경영전략을 조율하면서 젊은 인재들이 각 사업분야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구도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