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전공한 예술가이면서도 최고 경영자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던 소니의 오가 노리오 명예회장(73)이 퇴직 위로금으로 16억엔(약 1백60억원)의 거액을 받게 됐다. 소니는 지난 1월 31년 만에 임원 자리에서 물러난 오가 명예회장에게 지급할 퇴직 위로금을 이같이 책정하고 오는 20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소니측은 오가 명예회장이 회사 발전에 혁혁한 공적을 세운 점을 높이 평가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대기업 임원들의 퇴직 위로금 액수가 밝혀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도쿄예술대학 출신의 오가 명예회장은 소니의 공동 창업자인 고(故) 이부카 마사루와 모리타 아키오에 의해 발탁돼 기업인으로 변신한 후 지난 82년부터 13년간 사장직을 역임했다. CD(콤팩트 디스크)와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이 그가 사장 재임시 개발했던 대표적 제품들이다. 최고경영자로 활동하면서도 간혹 음악 콘서트에서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2년 전 베이징에서 연주 도중 뇌일혈로 쓰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