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은 10년 전인 지난 93년 6월7일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자식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당시 대량생산이 최고라는 인식을 `질 경영' 위주로 과감하게 바꾼 삼성은 이때부터 불량품 생산을 범죄로 간주하고 품질 위주의 일류 제품 생산을 위해 일하는 방식, 제도, 기업문화 등을 개선해 나갔다. 삼성은 신경영 선포와 함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경영 교육과 캠페인, 해외교육 등을 통해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으며 7.4제로 알려진 조기출퇴 근제, 품질개선을 위한 라인스톱제, 임원과 관리직의 현장근무제 등의 새 제도들을 도입했다. 아울러 그룹차원에서 소사장제를 도입, 자율경영을 유도했으며 94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에서 삼성사회봉사단을 발족시켰고 2002년에는 국가적인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삼성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신경영 10년의 성과 = 삼성은 신경영을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발빠른 구조조정을 실시해 군살을 빼고 비용을 대폭 절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으며 이런 효율적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의 밑바탕에는 신경영을 통한 질 위주의 경영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삼성측은 평가했다. 삼성의 매출액은 2002년 141조원으로 늘었고 순이익은 12조2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작년 삼성의 수출총액은 312억 달러로 한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했다. 삼성에 대한 브랜드 인식도 크게 개선돼 작년 인터브랜드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브랜드 34위에 올랐으며 현재 반도체 D램을 비롯, 19개의 월드베스트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제2기 신경영 = 이 회장은 신경영 10주년을 기념한 신라호텔 사장단 회의에서 신경영 2기의 주요 화두로 `천재급 인재키우기'와 함께 `위기의식 재무장', `국가경제 기여'를 내세웠다. 이는 삼성이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이 된 만큼 국가경제를 생각하고 경제계가 추진하는 국민소득 2만달러 조기달성 등을 위해 국가경제 차원에서 투자하고 수출에 주력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확보를 위해 삼성은 작년 장학재단을 설립해 아무런 조건없이 우수인재들에게 거액을 투자키로 했으며 이날 회의에서도 삼성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인재확보야 말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최우선적인 해결책이라는 인식도 새롭게 했다. 삼성은 천재급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위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매년 석.박사 인력 1천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또 신경영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인재확보와 함께 세계 1등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통한 강건한 경영체질 확보, 미래 성장엔진 확충,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통한 사회친화적 경영과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도 주력키로 했다. 한편 삼성은 5-10년후에 대비한 핵심사업으로 유비쿼터스 헬스 캐어, 반도체, 소재부품, 스마트 홈 기반의 보안 및 네트워크 솔루션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생활용 로봇 사업과 함께 생명과학 분야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할 계획이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영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 ss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