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이 공산품 관세인하 방식 등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채 시한을 넘기게 됐다. 아울러 WTO의 무역분쟁 해결방식을 개선하자는 논의도 뚜렷한 결론 없이 뒤로미뤄졌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멕시코의 해변휴양지 칸쿤에서 열리는 WTO 회원국 차기 각료회의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DDA협상과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은 그동안 DDA 비농산물 시정접근 협상의 세부원칙 초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해왔으나 공산품 관세인하 방식 등에 합의하지 못해 5월말로 정해진 협상시한을지킬 수 없게 됐다. 피에르 루이 지라르 DDA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그룹 의장은 28일 "우리는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앞서 제시한 협상 세부원칙 초안을 놓고 "너무 야심적"이라고 생각하는 쪽과 "충분치 못하다"는 쪽의 의견이 엇갈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WTO 회원국들이 협상과 관련해 아직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그러나 협상이 "앞으로 진전을 보일 가능성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7월에 열릴 다음번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단 회의에서 기존의 세부원칙 초안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지침을 달라고 146개 WTO회원국들에 촉구했다. 그는 "현단계에서 진전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각국이 출발점에 서서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고 싶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에 앞서 농산물 분야와 빈국에 대한 의약품 저가공급 및WTO내 최빈국에 대한 특별조건 부여 등을 위한 협상도 시한내 타결에 실패했다. 수파차이 파닛팍디 WTO 사무총장은 이날 서면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비농산물시장접근 협상이 "잘 돼왔다"며 모든 면에서 "더 진전될 것이라는 조짐이 보인다"고말했다. 성명은 "협상 문안을 보면 개도국들의 특수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라르 의장은 이달초 공산품 관세인하 방식에 대한 협상 세부원칙 초안을 제시했으며 개도국에 중요한 수산물과 직물,신발을 포함한 7개 부문의 단계적 관세철폐안도 내놓았다. 그는 "오는 9월 칸쿤 각료회의때 세부원칙이 제시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라르 의장과 수파차이 WTO 사무총장은 공산품 무역자유화 협상이 예정대로 2005년 1월1일까지는 끝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WTO 회원국들은 무역분쟁 해소 절차 개선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으나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제네바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