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고 세계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21일 엘리제궁에서 G8 회담을 앞두고 외교관, 경제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행한 연설에서 이번 G8 회담의 의제와 목표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는 올해 G8 의장국으로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와 함께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알프스 휴양도시인 에비앙에서 연례 정상회담을갖는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종결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경제회복 조건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 전환기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불안이 완화되고 유가가 적정선을 되찾았으며 금리는 낮고 경제에 대한 신뢰가 되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어려움이 많았던 지난 몇달에 이어 에비앙 회담은 국가들이경제성장을 통해 인류에 봉사하기 위해 협력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이라크 전쟁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등 주요 선진국 지도자들이 회담을 계기로 이라크 문제와 관련된 갈등을풀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프랑스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정면으로 반대해 양국 관계가 악화된 만큼시라크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화해 움직임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된다. 시라크 대통령은 G8 회담의 주요 의제로 ▲세계화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대응 방안 ▲아프리카 지원 ▲환경 ▲ 무역 등을 꼽았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평화유지군 파견, 기아 및 부패 방지, 선진국 시장접근,자연자원 보호 등의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자유무역이 무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무역개방은 인간,사회, 환경 권리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 등 G8 외무장관들은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하기 위해22일부터 23일까지 파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번 G8 회담에 중국 등 개발도상국 국가 지도자들을 다수 초청했으며비정부기구(NGO) 회원 등 30만여명이 회담 도중 세계화, 환경파괴 반대 등의 시위를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