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 대만 및 홍콩에 디플레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18일자 인터넷판에서 보도한 IMF 디플레 대책팀 보고서는미국의 경우 "주식거품 붕괴란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디플레 위험이 상대적으로낮다"면서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재 6%인 미국의 실업률이 8% 수준으로 악화되거나 향후 18개월간 성장률이 1%를 밑돌 경우 심각한 디플레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주요 35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디플레를 크게 우려해야 할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아직은 디플레 위험이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 및 중국 등과 함께 디플레 우려가 `경미'(Low)한 국가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일본을 비롯해 홍콩, 대만 및 독일을 디플레 위험 가능성이 `높은'(High) 국가로 분류하면서 유로권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우 인플레가 이미 1% 미만인상태에서 높은 실업과 설비 미가동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은행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재정 적자가 줄어들 조짐이 아니며 유럽중앙은행(ECB)도 조기 금리인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국에 대해 보고서는 가격 하락이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실업자가 많고 설비도 과다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 중국 정부가 디플레 견제를 위한 통화.재정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민간 수요가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디플레완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가 조기 퇴치되지 못할 경우 디플레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수출 증가가 전세계적으로 많은 부문에서 가격하락 압력을가중시키는 것"이라면서 "특히 대만과 홍콩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도 정도는 약할지 모르나 중국 수출에 따른 디플레 가중 효과를 받는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디플레를 크게 우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지난 20년대와 30년대의 경우 금 가치를 통해 한나라의 디플레가 급속히 확산됐지만 지금은 환율의 융통성이 크게 때문에 과거와는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IMF는 일본과 미국을 비교해 "일본의 경우 디플레 진정 조짐이 거의 없다"면서 따라서 "더 강력한 통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디플레 방지와 관련해 "괄목할만한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달러화 약세도 미국의 디플레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 3년간 선진국의 16%와 신흥시장국의 26%가 인플레율이 1%밑으로 떨어져 IMF에 의해 "사실상 디플레에 빠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정부가 통상적으로 가격 상승폭을 과다하게 평가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팀은 설명했다. 분석팀은 "디플레 타격은 심각한다"면서 "1 혹은 2분기 연속 가격이 하락하는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그 이상일 경우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미하다고 해도 디플레가 계속될 경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통화 정책을 통해 디플레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고서가 디플레 위험 가능성을 4개 카테고리로 나눠 국가들을 분류한것이다. * 디플레 위험이 '높은'(High) 국가: 일본, 홍콩, 대만, 독일. * 디플레 위험이 '보통'(Moderate)인 국가: 벨기에, 핀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싱가포르, 스웨덴, 스위스. * 디플레 위험이 '경미'(Low)한 국가: 오스트리아, 브라질, 캐나다, 중국, 프랑스, 그리스, 인도, 아일랜드, 이탈리아, 한국, 멕시코, 네덜란드, 폴란드, 태국, 영국, 미국. * 디플레 위험이 '미미'(Minimal)한 국가: 호주, 칠레, 덴마크, 말레이시아, 러시아, 남아공, 스페인.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