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 디플레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국채와 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제 금값은 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 하향세를 지속하리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 4월7일 온스당 3백19.90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테러 위협 등의 영향으로 세계경제 회복이 불투명해지자 5월 들어 4% 이상 올라 온스당 3백55달러(16일 종가)까지 상승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종전 후 국제투자자본이 금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채 가격도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전역에서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미 10년만기 국채의 경우 지난주 45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데 이어 16일에도 0.07%포인트 하락, 연 3.46%까지 떨어졌다. 장기 불황으로 디플레 현상이 뚜렷한 일본의 국채 수익률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워 연 0.5%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금리(기준금리 2.5%) 수준이 높아 국제 자금이 몰리고 있는 독일도 5월 들어 국채 수익률이 4%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6일에는 연 3.82%까지 하락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디플레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국채를 사거나 현금 자산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