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SK㈜ 주식 1천만주(약 1천억원) 외에 2천억원 상당의 SK텔레콤 주식(ADR)도 해외현지법인을 통해 부외자산(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자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SK글로벌의 자본잠식 규모는 당초 알려진 4조6천억원선보다 크게 줄어들게 됐다. 18일 SK글로벌 채권단에 따르면 실사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은 19일 채권단 운영위원회에 이같은 실사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SK글로벌측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의 규모는 2천억원 안팎"이라며 "이들 주식은 해외에서 ADR 형태로 발행된 것인데도 현재 주권 실물은 국내에 보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SK글로벌측이 자금출처, 매입과정, 법률상 소유관계 등 구체 사항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어 이를 공식 실사자료상의 자산으로 인정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19일 운영위에서 공식안건으로 삼아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사 결과 SK글로벌의 부실은 해외부문 4조원, 국내부문 2조원 등 모두 6조원선이었으며 자본잠식 규모는 4조6천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운영위원회가 SK㈜ 주식과 SK텔레콤 주식 등 부외자산 모두를 SK글로벌의 자산으로 인정할 경우 자본잠식 규모는 4조3천억원 안팎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SK텔레콤 주식을 위장소유한 것은 명백한 불법인 만큼 향후 금융당국 등의 조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한편 채권단은 SK그룹이 국내 매출채권 1조5천억원 중 상당액을 출자전환하는 등 성의있는 정상화계획을 내놓지 않을 경우 SK글로벌을 청산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SK글로벌을 청산하는 것이 과연 SK㈜에 유리한 것인지 소버린과 소액주주들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청산할 경우 채권단은 최태원 회장 지분 처리 등을 통해 나름대로 채권회수율을 높일 수 있지만 계열사가 가진 매출채권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