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하락,18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6일 "유류와 자동차,의복 등의 가격이 내리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의 CPI 하락 폭은 전문가들의 예상치(0.1% 하락)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유류 및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CPI는 전월과 같은 1.5% 상승에 그쳐 지난 66년 이후 연율 기준으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도매물가가 사상 최대 폭(1.9% 하락)으로 급락한데 이어 소비자물가마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미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RBS그린위치 캐피탈의 제이트 젤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경기부진 양상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하지 못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이는 기업 순익을 갉아먹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