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4조5천억원 안팎의 출자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K그룹과 채권단이 출자비율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16일 SK 및 채권단에 따르면 하나은행 등 채권단과 SK그룹은 SK글로벌의 자본잠식 규모가 4조∼4조5천억원인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출자전환을 통해 모두 해소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왕에 출자전환을 한다면 상장 폐지당하지 않을 수준으로 충분히 하는 게 채권 회수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자본잠식 해소 후 적정규모의 자기자본을 남겨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자전환 규모는 4조5천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현재 SK그룹측과 출자전환 분담비율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채권단측은 SK㈜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가진 외상매출채권 1조5천억원 중 상당액을 자본금으로 바꾸고 영업 지원을 통해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차감전 영업이익)를 현재의 2천억원 수준에서 4천억원 이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SK그룹측이 1조5천억원 중 절반가량을 출자전환할 경우 채권단의 부담 규모는 3조원을 넘는다. 이는 SK글로벌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채권 6조5천억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것이어서 의결 과정에서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측 부담비율을 20% 또는 30%로 잡고 있는 은행들이 많아 출자전환 규모를 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영업상의 지원을 통해 영업이익을 4천억원대로 높일 경우 7년만 지속하더라도 1조4천억원의 신규지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들어 출자전환 비율을 채권단과 똑같은 비율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기존 주주에 대한 자본금 감축은 당연시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감자비율이나 차등감자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채권단은 오는 19일 오후 하나은행 본점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삼일회계 법인으로부터 SK글로벌 심사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정태웅·김인식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