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E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기대 이하의 경영실적을 내고 있어 'GE=CEO 사관학교'란 명성이 무색해지고 있다. 미국 재계에서는 잭 웰치 전 GE 회장이 키운 사람은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GE 임원을 사장으로 스카우트하는 회사는 영입 발표와 함께 어김없이 주가가 뛰었다. 하지만 GE맨들은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대규모 감원 6시그마 운동실시등 기업문화에 관계없이 GE 방식에 집착하는 실책을 범해 경영을 그르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인테리어 용품업체인 홈 데포는 제프리 이멜트와 GE 회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던 로버트 나르델리를 2000년 영입했으나 지난해 4분기 순익이 3% 준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24년 만에 첫 매출감소를 겪었다. 경쟁기업인 로위가 1분기 중 매출을 16%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GE 백색가전 부문 사장을 지낸 래리 존스턴을 2001년 데려간 유통 회사 알버트슨도 2002년 매출이 10억달러 격감했다. GE캐피털 사장에서 종합금융회사 콘세코로 2000년 스카우트된 게리 웬트는 지난해 회사가 파산보호신청을 내자 회장 직함만 가진 채 CEO 자리는 반납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최근 몇 년 사이 GE 출신을 영입해간 회사들의 주가 상승률을 업계 평균과 비교 분석,3M과 폴라리스 두 곳을 뺀 나머지 6개사가 평균을 훨씬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 이유로 GE식 경영을 새 회사에 무리하게 적용,부작용을 초래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