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업 연기금이 지난해 최악의 상태로 악화된 것으로나타났다. 미국 컨설팅 회사 윌셔 어소시에이츠의 스테픈 네스빗 사장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대 기업 가운데 3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연기금 적립액이 지난해 현재 1천6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들기업의 연기금 출연부담이 지난 2001년 120억달러이던 것이 작년에는 410억달러로급증했다고 집계했다. 윌셔측은 보고서에서 320개 기업의 연기금이 340억달러의 흑자를 보이던 것도 1천770억달러 적자로 크게 악화됐다면서 이런 상황 반전이 기업들의 연기금 장기투자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네스빗 사장은 "기업 연기금의 이같은 악화로 퇴직자에게 고정 연금을 지급하는것이 앞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3년 전 연금 1달러를 지급하기 위해 1.20달러분의 자산이 확보돼있었으나 지금은 1달러당 78센트로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고정연금 지급을 위해 기금을 운영하는 것이 모두 해당 기업의책임이다. 네스빗은 조사가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기업들의 연기금운용 자료에근거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1년에 한차례 해당 자료를 SEC에 제출하고 연례 보고서도 발간해야 한다. 네스빗은 이처럼 기업 연기금이 축소됨에 따라 그간 주식에 주로 투자해오던 전략이 바뀔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현재 기업의 연기금 운용 담당자들이 포트폴리오와 금리 유동성이 예상보다 훨씬 커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저금리로 인해 이들 기업이 지급해야하는 연금 규모가 1천50억달러 늘어난 1조690억달러로 증가했다면서 조사대상 기업의 89%가 현재 연기금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자산대비 지급가능 연금 비율이 104%에서 83%로 크게 떨어졌다면서 이는 기업의 연기금 출연부담이 그만큼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네스빗은 기업들이 향후 5-10년간 이같은 연기금 적자를 보충하는데 애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기금 투자 수익은 갈수록 떨어져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 수익률이 9%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뉴욕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