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은 15일 독일이 지난 1.4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또다시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정적자 감소를 위해 공공 지출을 전면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간 전문가는 독일이 사실상 2차 대전후 최장의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성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독일은 지난 2001년 4.4분기 경기 침체에 빠진 바 있다. 아이헬 장관은 그러나 이라크 조기 종전에 따른 유가 약세가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올하반기에는 회복세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세수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87억유로(99억7천만달러)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공공지출 계획을 전면 재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공 지출이 과다하다"면서 "세입에 맞게 지출을 줄여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연방통계국은 독일이 지난해 4.4분기 전분기에 비해 국내총생산(GDP)이 0.03% 위축된데 이어 올 1.4분기에는 마이너스 0.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성장이 2분기 연속 위축되면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져든 것으로 분류된다. 통계국은 그러나 독일이 올해 전체로는 0.7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이 전망이 너무 낙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당초 올해 성장률을 0.6%로 잡았으나 반감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밝혔으며 BNP 파리바도 당초 예측한 0.2% 성장 예상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엑산의 임마누엘 페리 연구원은 "크게 볼때 독일이 지난 2001년말의 침체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한 셈"이라면서 "이렇게 보면 2차 대전후 최장의 침체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전체로도 GDP 마이너스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DC IXIS의 길헴 사브리 연구원도 이라크 전쟁의 후유증이 금융시장과 소비자 신뢰에 여전히 타격을 가하면서 올해 2.4분기에 침체가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아이헬 장관은 재정 적자가 올해 300억유로를 초과해 당초 예상치의 근 두배에 달할 수 있다고 앞서 우려하면서 고용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이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유럽안정성장협약이 요구하는 GDP 대비 3.0% 미만의 재정적자 목표치 달성이 2년째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시인했다. 또 오는 2006년까지 균형 재정을 달성하려던 계획도 실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따라 건강복지와 연금 및 노동시장을 개혁하려는 정부의 계획이 더 실행하기 힘들게 됐다고 시인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집권 사민당 정부 지지율은 최근 조사 결과 지난 8년사이 가장 낮은 26%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를린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