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창업자로 CNN이 AOL 타임워너에 흡수된 후 이 그룹의 부회장을 맡아온 테드 터너(65)는 회사에 "역겨움을 느낀다"면서 곧 퇴진할 것임을 확인했다. 터너는 AOL 타임워너 계열 경제전문잡지 포천 최신호(12일자)에 게재된 회견에서 또 AOL 타임워너 주가 폭락으로 "수십억달러"의 재산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포천 은 터너가 오는 16일의 주주총회에서 공식 퇴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터너는 퇴진 이유에 대해 회사에 "역겨움을 느낀다"면서 "CNN 최고 경영진 교체시 협의조차 받지 않은 것이 (퇴진을 결심한) 결정적 사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나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CNN 제국'을 AOL 타임워너에 넘긴 후 당시의 제럴드 레빈 최고경영자(CEO)를 "너무 믿은게 최대의 잘못이었다"고 후회했다. 터너는 지난 96년 CNN, TNT, TBS 슈퍼스테이션, 터너 클래식 무비(TCM), 카툰네트워크, 뉴라인 시네마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비롯한 몇개 스포츠팀을 포함하는 CNN 제국을 당시의 타임워너측에 넘긴 바 있다. 타임워너는 이후 2000년 아메리카온라인(AOL)에 흡수돼 AOL 타임워너가 됐다. 포천은 터너가 보유한 AOL 타임워너 주식 가치가 지난 2000년 초 107억달러 가량이던 것이 주가 폭락으로 14억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면서 그가 그 사이 주식을일부 매각하기는 했으나 자산 순손실 규모가 85억달러라고 추계했다. 터너도 이와 관련해 "본인 유동자산의 90% 이상이 AOL 타임워너 주식이었다"면서 "경영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회사 주식에 이처럼 많은 부를 방치했던 멍청이가나 말고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판단 착오를 시인했다. 그는 재산이 급감함에 따라 향후 집중하려는 자선 사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터너는 앞서 퇴진 의사를 표명한 후 AOL 타임워너 지분 500만달러 어치 이상을매각했으며 최근에도 주간사인 골드만 삭스를 통해 보유 주식의 절반이 넘는 6천만주(1천만주는 사회봉사단체에 헌납)를 매각해 7억8천400만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너의 추가 주식매각으로 AOL 타임워너 주가는 12일 오전장에 지난 주말폐장가보다 2% 이상 하락했다. 포천은 터너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자산이 76만8천헥타르의 토지와 현금을 포함해 모두 2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는 별도로 유엔에 기부한 6억달러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에 AOL 타임워너 주식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신중하고 안전하게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은 터너가 이 돈으로 채권과 주식을 매입하고 토지도더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그룹인 몬태나 그릴에도 최소한 4천만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3살의 프랑스 여자친구와 결별한 터너는 "문앞에 버려진 아기와 같은 신세"라면서 "본인을 돌봐줄 (새로운) 여성이 필요하다"고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이라크전쟁 보도 시청률에서 CNN을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폭스뉴스 소유주인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는 독설을 거듭 내뱉었다. 터너는 향후 계획이 어떤 것이냐는 포천 기자의 질문에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레트 버틀러가 찰스톤에서 새 인생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서것과 같은 심정이라고 표현했다. (뉴욕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