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강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선진시장 침체지속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의한 아시아 경제 위축,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영여건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전사적인 혁신성과 배가 및 원가절감 캠페인을 펼쳐나가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통신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등 사업별로 특성을 고려해 자산과 투자의 효율성 및 수익성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불요불급한 투자의 우선순위 재조정과 연기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또 재고·채권의 완벽한 관리를 추진,향후 부실요인이 될 수 있는 과다 재고와 부실채권을 조기에 정리할 방침이다.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 등 제반 경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경영 혁신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력효율성을 재검토하는 등 구조조정도 꾸준히 추진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폭탄주'로 상징되는 과도한 음주문화 근절,골프 자제,사내외 행사비용 절감 등 건전한 기업문화 구축으로 증발성 경비를 최대한 줄여 기업가치·주주가치·종업원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비용절감을 위해 각 부서장들에게 회식을 1차로 제한하고 과도한 음주문화를 자제할 것과 함께 단란주점 룸살롱 등 고급유흥주점 출입을 삼갈 것을 지시했다. 부득이하게 2차 회식을 할 경우 소명서를 제출토록 했으며 소명이 불충분할 경우 관련자를 문책하고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경영 주변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 수정도 검토할 예정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41조3천억원의 매출액과 7조원 수준의 이익을 목표로 잡았었다. 그러나 지난 1·4분기는 물론 4월에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도 물류대란 등으로 목표달성이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특히 휴대폰 D램 TFT-LCD 등 주력사업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월례사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전면적인 비상경영을 추진하겠다"며 "주력사업의 수익성 악화,재고와 채권 및 일반경비의 급속한 증가 등 경영전반에 IMF시절로 되돌아 갈 수도 있는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수원공장에서 윤 부회장을 비롯해 반도체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등 4대 총괄대표와 사업부대표,본사 팀장급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경영위원회를 열고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공식화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의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삼성 계열사들은 물론 다른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