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을 유도하는 인플레목표제가 세계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를 예방·퇴치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이 인플레목표제 도입을 서두르고 이 제도를 시행 중인 유로존(유로화도입 12개국)은 인플레 목표치를 상향조정했다.


인플레목표제(inflation target)는 △물가가 지나치게 낮을 때는 정부가 금리인하 및 통화공급 확대를 통해 물가를 목표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물가가 너무 높을 때는 금리인상 및 통화공급축소 정책으로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제도다.


로버트 패리 미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12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어느 때보다 인플레 수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FRB 내부에서 인플레목표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패리 총재는 이날 네바다대학 초청 연설에서 "현재 FRB는 묵시적인 인플레 목표치를 갖고 있으며 이를 명시적으로 제시할지의 여부를 놓고 의견이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비롯해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대부분이 연간 1~2%를 인플레 목표치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FRB는 1.5% 수준인 인플레율이 점점 낮아지자 "인플레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디플레위험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일본의 연립여당도 디플레퇴치 및 경기회복 촉진을 위해 인플레목표제 도입을 정부에 건의했다.


앞으로 일본정부는 중앙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연간 2~3%의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경제는 지금 물가가 0.7% 하락하는 등 디플레 불황을 겪고 있다.


1999년부터 인플레 목표치를 2% 이하로 설정,금융정책을 펴온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디플레를 우려해 이 목표치를 2% 초반으로 상향 조정했다.


영국은 인플레 목표치를 2.5%로 정해 놓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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