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 북부지역의 유전개발 사업권을 둘러싸고 기존 석유메이저들과 중국간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석유메이저들이 세계 최대 석유프로젝트 중 하나인 카스피해 북부 유전개발에서 중국 컨소시엄의 참여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의 카스피해 북부 유전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로열더치셸 등 6개 석유메이저들은 영국 석유탐사그룹 BG의 컨소시엄 지분 16.67%를 중국 국영석유회사에 매각키로 한 당초의 방침을 뒤엎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미국) 로열더치셸(영국) 에니(이탈리아) 토탈(프랑스) 인펙스(일본) 등은 지난 9일 밤샘 격론 끝에 중국 3위의 해양석유총공사(CNOOC)에 대한 6억1천5백만달러(8.33%) 상당의 지분매각 결정을 철회한 것이다. 6개사는 또 중국 2위의 중국석화(Sinopec)에 대한 지분매각도 거부키로 했다. 중국에 할당키로 했던 지분은 컨소시엄 참여 메이저들이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중국 내 석유관련 사업에서 이들의 참여를 배제하겠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고속 경제성장으로 세계 3위의 석유소비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불안정한 중동산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카스피해 유전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CNOOC의 한 간부는 "지금까지 중국은 서방 메이저들의 중국 내 석유사업 참여를 최대한 보장해왔다"면서 "이들의 중국 내 파트너 자격을 재검토하겠다"고 보복조치를 단행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셸 등은 최근 중국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석유·가스 인프라사업에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어 중국의 보복조치가 효율적으로 추진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셸은 중국 동서파이프라인(페트로차이나) 건설과 43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공장,가스전 공동개발(CNOOC)의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미국계 엑슨모빌(동서파이프라인과 광둥·푸젠성 석유정제공장 사업),프랑스의 토탈(다롄 정유공장 건설) 등도 중국 석유인프라 구축의 주요 합작파트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