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소집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문에서 처음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으나 이미 지난 3월 회동 때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8일 공개된 3월 18일자 FOMC 회의록에서 확인됐다. FRB가 인플레가 아닌 가격이 떨어지는 디플레를 우려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이 디플레에 빠진 것은 지난 1930년대의 대공황 때가 마지막이다. 지난 3월 FOMC 회의록은 "위원들이 향후 몇분기 동안 등락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소위 핵심 물가에서 디스인플레가 발생할 가능성이 분명하다는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디스인플레란 디플레를 완곡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지난 6일 FOMC 회동 후 나온 발표문도 "반갑지 않은 인플레의 실질적인 (추가)하락 가능성이 비록 미미하기는 하지만 이미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인플레가 다시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초과하고 있다"는 표현을 담았다. 이는 FRB가 사실상 디플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첫 언급했다는 점에서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디플레가 인플레에 비해 경제에 가하는 충격이 훨씬 크다면서 한번 빠져들면 금리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인플레 때에 비해 크게 위축되며 헤집고 나오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회의록은 또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비롯한 FOMC 위원들이 이라크전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빈번하게 접촉해 협의했음도 보여줬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멤버들은 3월 18일의 회동이 있은 후 같은달 25일과 4월에는 1, 8, 16일에 각각 화상회동을 갖고 금융시장 동향을 협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