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력 가전업체들이 올초 예약판매한 에어컨을 구매자들에게 제때에 공급하지 못한 채 길게는 두달이 넘도록 에어컨 설치를 미뤄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와 LG전자[66570] 등 가전업체들은 지난 1월말부터 2개월간 에어컨을 예약판매하면서 구매자들에게 3-4월 설치를 약속했으나 신제품의 경우 대부분 물품 공급이 예정보다 1-2개월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업체들이 에어컨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신기술과 관련된 품질 테스트를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는 등 출시 준비가 채 완료되지 않은 채 서둘러 예약판매를 강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L씨는 지난 2월말 분당 H마트에서 공기청정기가 장착된 최신형 에어컨구입계약을 맺고 3월 중순 에어컨 설치를 약속받았으나 4월초가 되도록 소식이 없어 연락해보니 4월30일에야 설치가 가능하다는 통고를 받았다. 그러나 L씨는 약속한 날이 지난뒤에도 업체로부터 5월20일에 설치해주겠다는 2차 연기 서면통보만을 받았다. 지난 3월초 실외기 1대에 실내기 2대를 연결한 최신형 에어컨을 주문한 H씨는 300만원이 넘는 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했으나 에어컨 업체는 공급 약속일인 4월 중순부터 설치를 계속 미루다가 결국 5월 중순으로 재차 공급을 연기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최근 2-3개월간 이같은 가전업체들의 에어컨 설치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상담이 10여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마케팅 관계자는 "1월초부터 예약판매한 에어컨은 4월말 설치를 공고했으나 일부 신제품의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일시불로 대금을완납한 구매자가 이자를 요구하는 경우 사과표시로 사은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