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분식회계 기업들이 세금반환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이익을 허위로 부풀린 사실이 드러난 만큼 허위 이익에 대해 낸 세금을 돌려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 "엔론 월드컴 헬스사우스 퀘스트커뮤니케이션 등 분식회계 기업들이 미 국세청(IRS)을 상대로 허위 이익에 대한 세금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기업들이 분식회계를 통해 부풀린 이익은 밝혀진 것만 총 1백40억 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상당한 액수의 세금을 돌려받게 될 것으로 기업들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헬스사우스는 반환금액이 최대 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엔론의 경우 허위 이익 규모가 5억달러에 달함에도 불구,지난 6년간 납부한 세액이 연간 6천3백만달러에 그쳐 반환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세금 반환 소송을 추진하게 된 것은 분식회계와 관련한 집단 소송에 따른 비용마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분식결산 기업들의 세금 반환요구 움직임에 대한 법률계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법무법인 클리어리 고틀립스틴의 세무담당 변호사 짐 피스르는 "자신이 벌어들이지 않은 소득에 대해 낸 세금은 당연히 무효"라며 분식결산 기업들의 승소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FT는 그러나 대규모 회계부정사건 이후 기업에 대한 미국내 여론이 악화돼 있어 법원이 기업들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