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국내 리눅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IBM 한국HP 등 다국적 기업들은 리눅스 전담팀을 운영하면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으며 한국오라클도 최근 리눅스에 대한 지원 및 마케팅 강화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공개 운영체제(OS)인 리눅스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한국IBM은 올해 신설된 전략컴퓨팅 사업본부에서 리눅스 사업을 맡아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IBM 관계자는 "지난해 포스코 대한항공 등 대기업에서 리눅스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는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는 금융권에서도 리눅스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IBM은 올해초 새마을금고 사업을 따낸데 이어 최근 금융권에서 추가로 2∼3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올해부터 최준근 사장이 한국리눅스협의회장을 맡은 한국HP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에 따라 거의 모든 제품군에 리눅스를 채택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이 원한다면 윈도든 리눅스든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HP가 윈도를 공급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랫동안 다져온 긴밀한 협력관계에 틈새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오라클은 MS 윈도 운영체제와 SQL 서버 사용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리눅스 시스템으로 고객을 전환시키기 위한 마케팅을 해외 리눅스업체인 레드햇,유나이티드 리눅스 등과 공동으로 펼칠 방침이다. 한국오라클 윤문석 사장은 "리눅스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여서 물이나 공기처럼 도처에 널려 있지만 별도로 상품화시킬 경우 수익성이 있다"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리눅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IT기업들은 국내 리눅스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수년내 차세대 OS로 발돋움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이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리눅스 관련업체들은 이러한 외국업체들의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한컴리눅스 박상현 사장은 "올해부터 한국IBM 한국HP 등 대형 업체들이 리눅스 도입을 장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며 "이런 변화가 당장 국내 리눅스업체들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국내시장에서 리눅스가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