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4월 기업신뢰지수가 높아질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1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독일 경제연구소(Ifo)는 4월 서독지역 기업신뢰지수가 86.6으로 전달에 비해 1.5포인트 떨어지며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동독지역 경제에대한 기업신뢰지수는 100.8로 제자리에 머물렀다. 게다가 향후 6개월 간의 서독지역 경기전망에 대한 지수의 경우 94.9로 전월 대비 하락 폭(2.3포인트)이 더 컸다. 한스 베르너 Ifo 소장은 4월 지수는 기업들이 독일 경제가 당분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Ifo는 독일 7천개 기업 경영진에게 현재의 경기 상황 평가와 향후 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기업신뢰지수(현행경기평가)와 전망지수 등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특히 서독지역 지수는 독일 경제를 평가하는 대표적 민간 지표다. 전문가들은 당초 이라크전 조기종결로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4월 경기지수가 최소한 소폭이나마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Ifo지수 작성 책임자인 게르노트 네르프 연구원은 "바그다드 함락이 별 영향을주지 못했으며 이라크전에 따른 영향을 지나치게 평가해서는 안된다"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확고한 회의감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4일 이라크전 이후에도 세계 경제가 눈에띄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세계 성장전망치를 2.2%에서 1.9%로 낮춘바 있다. 한편 4월 지수 하락에는 개혁이 시급한데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제시한경제.사회개혁안 `아젠다 2010'과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고 경제전문지 한델스 블라트는 전했다. 현재 `아젠다 2010'을 둘러싸고 집권당 내부와 노조 등 주요 세력들 간에 치열한 논란이 벌어지면서 기업인들은 그나마 미약한 수준의 개혁안마저 시행 시기가 늦춰지고 좌초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독일의 생산 주문과 수출, 소매판매 등 대부분 지표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슈뢰더 정부는 당초 1%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조만간 0.75%로 내릴방침으로 알려졌다고 독일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지멘스와 도이체방크,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 주발표한 1분기 실적보고에서 영업 및 수익 환경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또 독일 수출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도 1분기에 미미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