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종 노조의 자구안 거부로 파산보호신청위기에 몰렸던 세계최대의 미국 아메리칸 항공이 노조측의 막판 양보로 `기사회생'했다. 아메리칸 항공 승무원 노조는 연간 18억달러의 비용절감안을 골자로 한 회사측자구안을 수용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로써 아메리칸 항공의 모기업 AMR은 파산보호신청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AMR의 새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제러드 J.아페이는 승무원 노조의 발표직후기자회견을 갖고 노조의 회사측 양보안 수용을 높이 평가하면서 회사 재도약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워드 승무원노조(APFA) 위원장은 "AMR의 상층부 교체를 계기로 그동안 상처받은 노사관계를 치유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새로워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APFA 지도부안에서는 사측이 이번주 제시한 양보안을 놓고 찬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사측의 양보안은 근로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 가능성을 열어놓는 한편 비용절감안 시행기간을 5년으로 8개월 단축하고 가급적 빨리 재협상을 갖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승무원 노조와 함께 사측의 양보안에 반대해온 조종사 노조와 지상근무직 노조는 24일 먼저 이 방안을 승인한 후 승무원노조에 대해서도 이를 따르도록 촉구했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사측은 이들 3개 노조가 모두 사측의 양보안을 수락해야 파산보호신청을 모면할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아메리칸 항공 근로자들은 지난주 표결을 통해 회사측 양보안을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었으나 사측이 경영진에 특별보너스와 연금을 지급키로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사측은 노조를 달래기 위해 임원 7명의 보너스를 취소했고 24일 긴급 이사회를열어 도널드 카티 회장 겸 CEO를 퇴임시켰다. 아페인 신임 CEO는 노조의 회사 자구안 수용에도 불구하고 할 일이 아직 많다며감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숲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나는 새 CEO로서 이 과업을 맡았다"며 "항상 정도를 걷겠고 노조 및 모든 근로자와 합심협력해 회사를 다시 정상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했다. (포트워스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