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200만배럴의 석유감산에 합의했다. OPEC 11개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24일 비엔나에서 특별회의에서 하루평균 생산량을 2천5백40만배럴로 정하고 오는 6월부터 하루 2백만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OPEC의 새로운 산유쿼터량은 전쟁전의 2천4백50만배럴보다 90만배럴 늘어나게 됐다. 대신 전쟁기간 유가급등을 막기 위해 허용했던 증산을 철회하기로 했다. 남다르 잔게데 이란 석유장관은 특별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6월1일부터 하루 2백만배럴 감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OPEC은 앞서 이라크 전쟁 이후의 공급과잉과 수요감소로 목표유가인 배럴당 25달러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감산을 검토해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라크 석유수출이 곧 재개되고 비수기인 여름을 앞둔 시점에서 OPEC의 2백만배럴 감산 결정이 유가를 크게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담에 앞서 뉴욕에너지 머천트의 리스크 운용 담당 부사장인 에드 실리에르는 "OPEC이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유가하락을 막기보다는 급락방어 정도의 효과를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날 5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결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2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물은 전날(26.65달러)보다 60센트 떨어진 26.05달러(현지시간 낮 12시 현재)에 거래됐다. 한편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전날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물이 전일대비 배럴당 1.30달러(4.8%) 하락한 26.65달러에 마감,지난해 11월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 6월물도 배럴당 1.20달러(4.7%) 급락한 24.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량이 2억8천6백20만배럴로,지난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에너지부 발표가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이라크 원유생산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이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