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전 재정경제부장관 24일 신 정부의 정책불투명성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 경제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클럽 창립총회'에 참석해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이 신 정부의 정책이 불투명하다고 느끼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경제부총리나 금감위원장 등에 온건파 인사들을 배치하기는 했지만 우려를 해소하기는 충분치 않으며 철도노조 협상 과정에서 불안감은 오히려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가 외국인 투자유치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발전시설 민영화를 확실히 실시하는 등 시장에 사인을 준다면 다음달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께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또 일부의 우려와 달리 미국-북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없으며 ▲북한의 주변국들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데다 ▲북한도 실리추구형이기 때문에 전쟁까지 몰고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 조기종결이 미국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부분 활동이 제한돼고 보안비용이 늘어나며 자유무역이 위축돼기 때문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과거의 정책운용 잘못 때문에 지금 금리 인하와 재정확대가 필요한데도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 은행 건전성 규제나 금리 조정 등 거시정책 수단을 부동산 투기억제 등에 이용한 탓에 정작 필요할 때는 쓰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우리나라 경제는 급격히 살아나기는 어렵지만 대내외 여건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부동산, 증시, 신용카드 등과 관련, 신용붕괴에 대해서는 항상 우려하고 있어야 하지만 급격한 조치로 화를 일으키지 않도록 차분히 해결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